오늘 1차로 남은 짐을 정리하고, 남들에게 넘길 물건을 하나씩 넘기며 문득 생각했다.
1년 반,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세월이었다. 그 동안 나는 이곳에서 남긴 것이 무엇이고 얻은 것은 무엇인지.
이제 가면 또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.......
와서 삽질(실수)도 이곳 저곳 많이 했고, 웃기도, 때로는 남몰래 울기도 하면서 1년 반을 꾸역 꾸역 보냈다.
... 지겹다 지겹다..... 할 거 없다.... 놀거 없다...... 심심하다...... 불평도 끊임없이 했지만, 생각해 보면
그러는 와중에도 할 건 다 하고 다녔다. 정말 빨빨거리며 잘도 돌아다녔지......ㅋㅋ......
막상 비어가는 집을 보면서, 시원함만 느껴지리라는 예상과는 다르게, 시원함과 함께 어딘가 섭섭하고
서운하다는 느낌도 같이 들었다.
물론 다들 나중에 한국에서 만나겠지만, 그래도 이 곳에서 즐거움과 슬픔, 어려움을 함께 나눴던 사람들과
식사도 하면서...... 즐겁게만 느껴질 줄 알았지만......
막상 D-Day 가 코 앞으로 다가오니 또 서운하지 않다면 그건 거짓말이다.
남들 보낼 때는 부럽다는 생각만 들더니, 이제 내가 갈 차례가 되니 이런 멜랑꼴리 한 기분이 느껴지리라고는
생각도 안 했는걸.......
시르다 시르다~ 겉으로는 외쳐도, 결국 속으로는 이곳에 미운 정이라도 들어버린 것 같다.
오늘부로 D-4, 공항에서 출국 할 때 울지나 않았으면 좋겠다. 하하....